리넷은 어렸을 때 리니로부터 종종 신의 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못 하는 게 없는 것 같았다.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만으로도 폭풍을 불러왔고, 입김을 훅 불어 어둠을 물리칠 수도 있었다.
그건 철저하게 준비한 마술이 아니라 진짜 기적이었다.
당시 리넷은 종종 생각했다. 신의 눈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마술을 진짜 마법으로 바꿀 수 있고, 모자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따뜻한 모닥불을 꺼낼 수 있겠지. 리니도 더는 생계를 위해서 바쁘게 일하지 않아도 될 거야.
하지만 신은 그녀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훗날 리넷과 리니는 거리와 귀족 저택을 떠돌다가 「아버지」의 보호 아래 발붙일 곳을 찾았다.
그것이 힘들게 얻은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었던 두 사람은 엄격한 훈련을 버텨냈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수많은 임무를 완수했다.
현실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일찍 씻어내었고, 신의 눈을 향한 환상은 이미 과거가 되어 잊혔다.
하루는 귀족의 산장에서 마술 공연을 하는 틈에 목표가 서재에 숨긴 범행 증거를 훔치는 작전을 수행했다.
임무 자체는 평범했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두 사람은 공연을 핑계로 별장의 문과 창문에 손을 썼고, 공연이 끝나면 몰래 잠입해서 증거를 훔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거의 다 성공하려던 참에 창밖 너머 숲에서 세 개의 불빛이 보였다. 그것은 바깥에서 대기하던 「가족」이 보낸 신호였다.
세 개의 불빛은 최악의 상황을 의미했다. 법률 집행청도 목표를 노리고 있으며, 심지어 이미 사람을 파견했다는 뜻이었다.
왔던 길로 철수할 경우, 법률 집행청과 부딪히게 될 확률이 높았다. 마술사 신분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것이 드러나면 자신은 영원히 은퇴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었고, 「가족」들까지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
서재 밖이 점점 시끄러워졌다. 신속하고 은밀하게 철수하려면 위험을 무릅써야만 했다.
산에 지어진 별장의 창밖 너머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있었고, 그 아래는 거센 물살이 몰아치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리넷과 리니는 시선을 교환한 후, 말없이 서로의 손을 잡고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풍덩——」 커다란 물보라가 리니를 덮쳤다.
리니는 물에 빠지기 전에 최대한 등으로 충격을 흡수해서 다시 한번 리넷을 보호했다. 강렬한 충격은 리니의 의식을 집어삼켰다.
황급히 부목을 붙잡은 리넷은 기절한 리니를 끌고 육지로 올라와 물을 토했다.
리넷은 폐가 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리니의 상태를 확인했다. 창백한 얼굴과 꼭 감은 두 눈, 리니의 상태는 평소와 달랐다.
그의 체온이 떨어질까 걱정한 리넷은 리니를 품에 꼭 안았다. 동시에 주변을 경계했다. 어두운 깊은 숲속, 구불구불한 나무는 어둠 속에서 더욱 흉악해 보였다.
리넷은 마치 공연 때처럼 장난을 치며 깨어나 주기를 바라며 리니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침묵과 미약한 호흡뿐이었다.
몇 년 만에 그날 밤의 고독과 공포가 다시 엄습해 왔다.
리넷은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성장했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왜 여전히 그날 밤처럼 그저 보호받기만 하면서 어둠 속에서 떨 수밖에 없는 걸까?
이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되는데…. 함께 그렇게 많은 기적을 손수 만들어 내고, 수많은 곤경을 극복했는데.
…뒤에서 등을 맞대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었는데.
법률 집행청 사람들이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리넷은 큰 소리로 「가족」을 부르지 못했다.
지금의 리넷은 리니를 등에 업고 그의 손을 꼭 잡을 수밖에 없었다.
앞길이 보이지 않으면 귀로 듣자.
리넷은 귀를 꼿꼿이 세운 채 바람 소리 하나 놓치지 않았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지나가는 소리, 관목을 스치는 소리, 뺨을 쓸고 가는 소리…. 그녀의 눈앞에서 흐릿한 풍경이 조금씩 그려졌다.
리넷은 어둠을 더듬으며 나아갔다. 가시나무에 찔려 흐르는 피가 옷을 물들였다.
눈앞의 풍경이 점차 뚜렷해졌다. 귀가 바람 소리에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눈이 어둠에 적응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리넷의 발걸음은 민첩해졌고, 점점 힘이 실렸다.
조명 없는 무대, 박수갈채 없는 공연에서 리넷은 드디어 주인공이 되었다.
아침 햇살이 숲을 비췄다. 리니를 업고 「가족」과 만나기로 한 야영지에 도착한 리넷은 생각지도 못한 사람과 만났다. 그것은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듣고 곧장 달려온 그들의 「아버지」였다.
리넷은 온 힘을 다해 이미 젖어버린 증거를 품속에서 꺼냈다. 그러나 그것을 「아버지」에게 건네기도 전에 체력이 바닥나 버린 그녀는 리니와 함께 허물어졌다.
「아버지」는 쓰러지려던 두 사람을 부축했다. 증거가 땅에 떨어져 진흙투성이가 되었지만, 그것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푹 자렴. 너희는 이미… 더 귀한 전리품을 가져왔으니까」
아침 햇살이 쌍둥이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리고 리넷의 허리춤에서는 신의 눈이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