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겨울 밤, 키라라는 화로 근처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화로 안의 숯은 이미 다 타버렸고, 하얀 재만이 마지막 숨결을 토해내고 있었다. 창문과 문 사이로는 찬바람이 스며들었다. 키라라는 꼬리를 껴안으며 몸을 움츠렸다. 최근 들어 꼬리가 자꾸 가려웠다. 아무리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계속 핥아봐도 별 소용이 없었다.
「이상해. 할머니는 아침에 나가셨는데…. 아무리 그래도 시간이 너무 늦었어」 키라라는 조용히 야옹거렸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불씨조차 사그라들자 온기가 사라져 버렸다. 키라라는 기지개를 쭉 켜고는 불안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가 창문을 통해 뛰쳐나갔다.
발밑의 눈은 너무나 차가워서 살갗이 얼어붙을 정도였다. 키라라는 지붕 위로 올라가 도시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오늘 밤은 달이 구름에 완전히 가려져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저쪽에 키 큰 나무가 있었을 텐데…」
어쩐지 키라라의 꼬리가 그녀보다 더 다급한 것 같았다. 나무를 올라가는 동안에도 여러 번이나 말을 듣지 않아서 하마터면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
나무는 너무 커다래서 꼭대기까지 오르기 힘들었다. 그때 키라라는 자기가 얼마나 올라갔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요괴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키라라는 지금 나무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을 뒤쫓고 있는 듯했다. 단 한발이라도 늦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빨리, 더 빨리…」
어느덧 키라라는 나무 꼭대기에 도착했다. 주변의 모든 것이 그녀의 발밑에 있었다. 저 멀리서 반딧불처럼 빛나는 빛의 알갱이가 키라라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밤이 내린 도시가 내뿜는 빛이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에 불이 붙었다. 마치 환상이었던 이야기들이 모두 진실이 되어, 수많은 빗줄기로 변해 저 멀리 번화한 도시의 별빛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 이야기들은 과거의 키라라에게는 너무나 먼 것이었지만, 지금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듯했다. 그녀는 어느 때보다도 그 빛 속에 있고 싶었다.
「앗! 찾았다!」
어찌된 일일까?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그녀를 도운 것 같았다. 키라라는 그 빛 속에서 자기가 찾고 있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다시 땅으로 내려왔을 때, 구름이 걷히면서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땅에 비친 그림자에는 두 개의 꼬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정말 자고 가지 않으실 건가요? 눈이 이제 겨우 그쳤는데, 돌아가시기 어렵지 않을까요?」 집주인이 충고했다.
「괜찮네. 고양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게야, 호호…」 현관 앞에서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갑자기 문밖에서 어떤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주인과 할머니가 동시에 문밖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꼬리가 두 개 달린 소녀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춤에는 반짝이는 신의 눈이 매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