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걸 즐기든 아니든 미지에 대한 호기심은 모두 비슷하다.
타이나리도 예외는 아닌데, 그 호기심은 아주 타고난 것 같다.
동갑내기 아이들이 동화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 타이나리는 책장을 뒤져 부모님의 학술 서적을 찾아 봤다.
곤충을 연구하는 아빠에게서 지식 백과를 빌리고, 고대 생물학자인 엄마의 화석 도안을 훔치고…
그렇게 어린 타이나리는 자신의 꼬리를 꼭 안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또 가끔은 알아들을 수 없는 대량의 지식을 머리에 담아넣었다.
하지만 타이나리는 알고 있는 지식이 많아질수록 알고 싶은 미지도 더욱 많아진다는 걸 서서히 깨달았다.
이를테면, 왜 다른 사람들은 타이나리의 가족처럼 귀와 꼬리가 없는 걸까?
집에 있는 모든 고대 서적을 찾아본 타이나리는 선조가 남긴 「바루카수나」에 대한 원고를 발견했다.
기록에 따르면, 바루카수나는 과거 적왕 휘하의 종족으로써 광활한 사막에서 지냈으며, 대부분 옅은 색의 털과 열을 배출하기 위한 거대한 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후 재앙이 강림해 적왕의 나라는 멸망했지만, 바루카수나는 풀의 신의 은혜로 살아남게 되었으며 그때부터 털도 녹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기록으로 볼 때 『바루카수나』는 여우족에 가깝지만, 그 이름의 의미는 『거대한 사막의 개』라는 것이다.」
「숲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내 인간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아란나라』라고 불리는 작은 녀석들이 『바루카수나』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럴 수가!」 여기까지 읽은 어린 타이나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난 『거대한 사막의 개』였어!」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타이나리의 선조가 바루카수나와 함께 생활한 탓에 이런 혈통이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하지만 흥분한 어린아이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타이나리는 당장 아빠에게 달려가 다음 사막 답사에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거대한 사막의 개」는 사막에 돌아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사막에 들어간 지 몇 걸음도 안 돼서 더위를 먹은 타이나리는 우림으로 돌려보내진 것이다.
「이럴 수가.」 오두막에서 정신을 차린 어린 타이나리는 무척 슬펐다. 「『거대한 사막의 개』가 내 세대에서 퇴화해버렸어.」
세월은 흘러 철부지 꼬마는 어엿한 학자로 성장했고, 이 일화도 과거의 우스갯소리가 되었다.
지금의 타이나리는 「아란나라」라고 불리는 작은 녀석들이 왜 거대한 사막의 개라는 이름을 지었는지도, 그리고 자신이 왜 사막에서 더위를 쉽게 먹는지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문제는 아주 쉬웠다. 여우와 개는 생물학적으로 같은 갯과였기 때문이다. 그 이름을 지은 아란나라는 문화 수준이 무척 높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인정하긴 싫지만, 그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아빠가 했던 말대로였을 것이다.
「이 아이는 털이 녹색이다 못해 거의 까만색이니까, 분명 사막의 열기를 버틸 수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