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골목 모노가타리
수정 7회 · 편집자 3명최초 작성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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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추가: @ 제1권 보기
2추가: 외로운 검이 번뜩이며 밤하늘을 가르고 별과 달의 빛조차도 앗아간다.
3추가: 황량한 산에 쓸쓸한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외로운 검의 춤사위를 따라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4추가:
5추가: 비바람이 멎자 홀로 시골길을 배회하는 사람이 보인다.
6추가:
7추가: 곱슬머리에 매부리코와 큰 눈을 가진 그는 사람답지 않게 생겼다. 휘청휘청 힘겹게 발걸음을 옳기는 모습은 병든 환자 같기도 하다. 이 황량한 시골길을 걷는 모습이 사람이라기보다는 외로운혼령 같기까지 하다.
8추가:
9추가: 그는 사흘 밤낮을 굶고 눈도 붙이지 않은 채 길을 거닐고 있다.
10추가:
11추가: 사흘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름과 명검 한 자루 그리고 쇠락한 사문이 있었지만, 지금 그에게는 우환과 비애만이 남아 빗물과 함께 진흙 길에 떨어지며 땅을 적셨다.
12추가:
13추가: 사흘 전, 이름 없는 검객이 스승과 사매를 죽여 높은 산 차가운 눈밭에 묻어버렸고 몰아치던 눈보라도 붉게 물들어버렸다.
14추가:
15추가: 이제 그는 금칠십이랑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16추가: 그가 사문의 72인 중 마지막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17추가:
18추가: ──────
19추가:
20추가: 얼마나 걸었는지도 모를 즈음, 뒤에서 수레 소리가 들렸다.
21추가:
22추가: 금칠십이랑은 몸을 길가로 비켜서고 발길을 멈춰 묻는다: 「도비장으로 가는 수레요?」
23추가:
24추가: 수레꾼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 길을 지나는 수레 중에 도비장으로 가지 않는 수레는 거의 없습죠」라고 말한다.
25추가:
26추가: 금칠십이랑은 다시 묻는다: 「그럼 그 수레에 사람 좀 태울 수 있나?」
27추가:
28추가: 수레꾼이 대답한다: 「수레야 태울 수 있지만, 나는 태우고 싶지 않습니다」
29추가:
30추가: 금칠십이랑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차피 가는 길인데 왜 태우고 싶지 않다는 건가?」
31추가:
32추가: 수레꾼이 대답한다: 「그거야 당신은 당신이고 나는 나니까요」
33추가:
34추가: 「말이 많군」
35추가:
36추가: 입이 떨어지자마자 검광이 반짝인다. 수레꾼이 한기를 느끼고 발버둥 치기도 전에 수레에서 떨어져 숨이 멎었다.
37추가:
38추가: 금칠십이랑은 이런 사람이었다. 비록 모든 것을 잃고 얼어붙은 마음에 담력과 식견마저 쇠퇴했지만, 입씨름하는 걸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39추가:
40추가: 피로 물든 수레에 올라탄 금칠십이랑은 도비장으로 향했다.
41추가:
42추가:
43추가: @ 제2권 보기
44추가: 전설 속 머나먼 명상의 나라, 「도비」라는 단어는 허상을 불태우고 진실과 마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45추가:
46추가: 금칠십이랑의 발아래 있는 이곳──황폐한 산기슭에 있는 외딴 이 길 만이 도비장과 세상을 연결하는 길이다.
47추가:
48추가: 날이 어둑해지고 비바람이 휘몰아친다.
49추가:
50추가: 금칠십이랑은 도비장과 별 왕래가 없었지만, 지금은 원수를 갚기 위해서 장주를 만나야 했다.
51추가:
52추가: 소수레가 질퍽한 옛길을 따라 황량한 산기슭에 다다르자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먹구름은 새하얀 달빛을 가리며 끝없는 어둠이 내린다. 금칠십이랑이 어둠 속에 숨어 몸과 마음을 검게 물들인다.
53추가:
54추가: 땅거미 진 어둠 속에서 밝은 달빛이 장주의 머리 위를 비춘다. 도비장이 큰 마을은 아니었지만 장주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마을엔 그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감히 묻는 사람도 없었다.
55추가:
56추가: 그들이 아는 것이라곤 장주가 짊어지고 다니는 두터운 핏값과 새빨갛게 물든 눈동자뿐이었다.
57추가:
58추가: 그의 눈동자는 검붉고 날카로워서 예리한 검처럼 언제나 사람 마음을 깊이 파고든다.
59추가: 성격도 송곳처럼 날카로워 언제고, 누구든 찔러 죽일 것처럼 냉혹했다.
60추가:
61추가: 「시간이 다 됐군」
62추가: 장주가 고개를 젓자 차가운 달빛이 그의 민머리 위에서 흔들린다.
63추가:
64추가: 장주의 저택 밖에선 악귀가 피 묻은 장검을 휘두르며 그의 부하를 하나하나 쓰러뜨렸다.
65추가: 도비장엔 간악한 사람들만 모여있다지만 여러 문파들이 조약을 맺었기 때문에 섣불리 원수를 찾아와 도발하는 사람은 없었다.
66추가: 하지만 금칠십이랑은 자신의 문파를 잃고 의협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는 굶주린 악귀처럼 고독하고도 날카로운 칼을 손에 쥔 채 원수의 피만을 갈망하고 있었다.
67추가:
68추가: 살기를 감싼 비바람이 검객의 몸에 묻어있던 피를 씻어냈지만 금세 또 새빨갛게 물든다...
69추가:
70추가: 검붉은 검객이 붉은 비안개 속을 나아간다. 몸은 이미 만산창이였지만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71추가:
72추가: 비바람 속에서 붉은 안개가 걷히자 검객은 악의로 가득 찬 발걸음을 이끌고 장주의 저택으로 향했다.
73추가:
74추가: ──────
75추가:
76추가: 문밖의 소리가 줄어들자 장주는 느릿느릿 술잔을 들어 올리며 허공에 술을 뿌렸다──
77추가: 그건 살기를 머금고 찾아온 검객을 미리 추모하기 위함이거나 더럽혀진 자신의 혼령을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78추가:
79추가: 문이 열리자 금칠십이랑이 서 있었다. 그는 온통 피범벅이 되어 문 밖에 한 치 앞도 안보이는 비바람과 대비를 이뤘다.
80추가:
81추가: 「장주, 물어볼게 있어」
82추가:
83추가: 「꽤나 많은 목숨을 빼앗았군」
84추가:
85추가: 「더도 말고 덜도 없이, 딱 362명이야」
86추가:
87추가: 장주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관자놀이에 세워진 핏대는 그의 마음을 대변했다.
88추가:
89추가: 「아, 개도 한 마리 있었지」
90추가:
91추가: 검붉은 그림자가 뭔가를 술상으로 던지며 말한다──
92추가: 그것은 집을 지키던 개의 뼈였다. 오랜 시간 끓인 듯 뼈는 깔끔히 발러져 있었다.
93추가:
94추가: 이 반 시진 동안 금칠십이랑은 마을에 있는 362명을 죽였을 뿐 아니라, 집을 지키던 개마저도 끓여서 국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95추가:
96추가: 이 얼마나 잔혹하고,
97추가: 얼마나 냉혈한가!
98추가:
99추가: 장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부르짖으며 칼을 뽑았다──
100추가:
101추가:
102추가: @ 제3권 보기
103추가: 소나기가 그쳤지만 날은 개지 않았다.
104추가:
105추가: 금칠십이랑은 장주로부커 원수의 소식을 듣게 됐다.
106추가: 오늘날 도비장에는 주인 없는 빈 집과 원혼만이 남게 됐다.
107추가:
108추가: 아니다. 이 세상엔 귀신같은 건 없다.
109추가: 왜냐하면 여긴 원소의 힘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에
110추가: 망자의 기억도 원소와 공명하여 세상에 나타날 수 없다.
111추가:
112추가: 장주는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이다. 그의 빠른 검술은 금칠십이랑의 몸에 수많은 상처를 남겼다.
113추가: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마음은 너무 늦었다.
114추가:
115추가: 여긴 원소의 힘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116추가: 검술 또한 원소의 힘이 깃들어있지 않다.
117추가: 검객은 전투 시 오직 체력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원소는 사용할 수 없다.
118추가: 몸의 일부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마음 가는 대로 행하는 게 바로 이 세계에서 「검」이라는 무기를 사용하는 비결이다.
119추가: 장주는 쾌검의 고수이나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여 일격에 쓰러지고 말았다.
120추가:
121추가: 금칠십이랑은 부서진 향로를 버리고 중상을 입고 쓰러져있는 장주에게 몸을 기울였다.
122추가:
123추가: 장주는 맹렬한 공격을 검객에게 퍼붓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었다. 장주는 검객이 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느라 비어있어야 할 검객의 왼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124추가:
125추가: 눈 깜짝할 사이에 도비장의 장문인은 향로에 이마를 맞고 몇 바퀴 크게 구른 뒤 벽에 부딪히며 움직임을 멈추게 됐다.
126추가:
127추가: 「비열한 놈...」
128추가:
129추가: 하지만 바람소리만이 장문인의 말에 답할 뿐 피가 묻은 향로를 손에 든 악당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130추가:
131추가: 「...네놈이 찾는 이는 도비장 뒤의 황산에 있느니라...어서 죽으러 가....」
132추가:
133추가: 악당이 떠나자 바람소리와
134추가:
135추가: 산불이 일어나는 소리만이 그에게 답할 뿐이었다.
136추가:
137추가:
138추가: @ 제4권 보기
139추가: 무지개가 흩어질 때까지 기다린 금칠십이랑은 황산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140추가: 이 「황산」은 천제가 도검으로 깎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을만큼 험준하기 그지 없다.
141추가: 또한, 황산은 대지의 어머니의 눈물이 스며들어 소금기가 가득하여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다는 소문도 돈다.
142추가:
143추가: 과거 황산은 금옥 광산으로 유명했으나 한 번의 지진 이후 광산이 무너지며 광부들이 매몰되었다.
144추가: 그 뒤론 황산에서 광산 산업을 재건하려고 시도한 이는 아무도 없어 사악한 맹수와 도적들이 동굴 안에 숨어들게 됐다.
145추가:
146추가: 수많은 맹수와 도적들 사이에 금칠십이랑의 원수가 숨어있다.
147추가: 검객은 어깨를 살짝 기울인 채 쩔뚝거렸다. 앞서 도비장주가 남긴 검상이 그를 계속 방해한다.
148추가:
149추가: 검객은 이 황산의 바위 사이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그를 지켜보며 그의 상처 입은 맹수 같은 기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150추가: 피가 낭자했던 기나긴 세월은 금칠십이랑의 감각을 아주 민감하게 만들었다.
151추가:
152추가: 금칠십이랑은 아무런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황산에 천라지망이 펼쳐져 있다는 걸 예감한다.
153추가: 어둠 속에 숨어있는 도적들은 그가 협소한 동굴에 발을 들이거나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거나 혹은 무너진 광산을 지날 때 그를 처리하려고 기다렸다.
154추가:
155추가: 하지만 현재 표면적으로 볼 때 험준하기 그지없는 황산 자체도 금칠십이랑의 무덤이 되기에 충분했다.
156추가: 부상을 입은 검객이 절뚝거리며 절벽 옆으로 나있는 오솔길을 힘겹게 나아갔고 때때로 조약돌이 발길에 치여 절벽 밑으로 떨어졌다.
157추가:
158추가: 이와 동시에 메말라 죽은 소나무가 있는 절벽 위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이 보잘것없는 나그네를 내려다봤다.
159추가:
160추가: 「산기슭에 오기 전부터 부상을 입은 상태였으니 험난한 산길에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혼자 발을 헛디뎌 심연으로 떨어질 게야」
161추가: 빼빼 마른 할멈이 말했다.
162추가:
163추가: 그녀가 곁눈질로 째려본다. 파란색의 눈동자 안에 냉혹한 죽음의 기운이 가득하고 바위 사이에 숨어 있는 독사의 이빨처럼 날카롭다.
164추가:
165추가: 「안 돼!」
166추가: 할멈 옆에 있던 뚱뚱한 영감의 목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167추가: 「저놈은 전에 도비장의 363명 목숨을 앗아간 놈이야. 쥐새끼 한 마리 살려보내지 않았지...
168추가: 「비록 도비장주의 검에 상처를 입어 움직임이 불편하다고 해도 절대 방심해선 안 돼!」
169추가:
170추가: 「흠...」
171추가: 할멈은 기분 나쁜 콧김을 뿜고 고송 사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172추가:
173추가: 「...」
174추가: 영감은 절름발이 검객을 잠시 바라보다 튀어나온 배를 만지며 천천히 사라졌다.
175추가: 고송 한 그루, 잡초 하나 건드리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갔다.
176추가:
177추가: 그러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궂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78추가: 쏟아지는 산비 속에서 부상을 입은 금칠십이랑은 검을 지팡이 삼아 힘겹게 나아갔다.
179추가: 하지만 그는 출혈과 추위에 못 이겨 바닥에 넘어졌다.
180추가:
181추가: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전, 파란색의 옷이 눈앞에서 펄럭였다...
182추가: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었다.
183추가:
184추가:
185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