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라의 신체 능력이 이렇게 떨어지는 건 장기적인 불면증에 시달렸기 때문이고, 이러한 불면증은 학업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다.
아카데미아의 모든 학생은 반드시 수업을 수강하고 논문을 작성하며, 시험이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것처럼 들리지만, 학생들은 모든 과정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불행히도, 레일라는 다른 이들보다 논문을 다소 느리게 작성하는 편이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논점이 합리적인가?', '학우들에 비해 너무 단순하진 않을까?'에 대해 오래 고민하고, 계산을 할 때도 '이 계산이 정말로 정확할까?'라며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심지어 계산이 정확할지라도, '이게 가장 간결한 방식일까?'라며 의심한다.
그녀는 자신이 아카데미아의 학생인 이상 절대로 학업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조급하게 펜을 잡으면 안 된다고 여긴다.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계속해서 조금씩 흘러갔다. 마쳐야 할 과제는 그대로 있었으나, 레일라는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또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우며, 수면 보충을 낮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날이 밝으면, 또 새로운 과제 등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게 마치 악순환에 빠진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녀의 몸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그녀는 깊은 잠에 빠진 상태에서 자주 일어나 걸어 다녔고, 깨어날 때는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완전히 기억하지 못했다. 전설 속의 「몽유」 현상과 거의 동일했다.
레일라의 「몽유」를 목격한 학우들은 「몽유」 상태의 그녀는 별다른 규칙 없이 어떤 장소에 갑자기 출현하며, 그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몽유」와 함께, 그녀의 삶에 또 다른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녀가 「몽유」에서 깨어날 때마다 그녀가 한 글자도 작성하지 않은 논문이 전부 완성되어있던 것이다. 이 논문들은 논리정연하고 데이터도 정확했으며, 심지어 필체조차 그녀의 것이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저자는 그녀의 명의를 사용하여 다른 이의 논문과 연구 방법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대체 누가 그녀에게 장난을 치는 걸까?
레일라는 자신의 과거를 세밀히 되짚어보았으나, 고향에서부터 아카데미아까지, 그 누구도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할 만한 동기가 없었다.
수메르 사람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논문」이라는 속담으로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 눈 앞에 펼쳐진 이건, 「하늘에서 떨어진 논문」이 아니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설마 정말로 기적이 발생한 걸까? 위대한 별하늘이 점성학에 매진하는 그녀의 고집적인 정신에 감동해 드디어 응답하고 행복을 선사한 것일까?
진실이 어찌 됐든, 「별하늘의 축복」은 그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주었고, 이제 몇몇 수업의 논문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남은 건 기운이 생기면 다시 생각하자. 지금은 수업을 들으러 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