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프 데테 저택」의 설립일에 모든 아이가 바쁘게 저택을 기념일 분위기로 꾸몄다.
저택 멤버들은 외부의 기념일엔 무관심했다. 그들의 삶과 도무지 맞지 않는 데다 저택만이 그들에게 진짜 온기를 주기 때문이었다.
리니의 기획 아래 모두가 움직였다. 리넷은 대량의 기념일 장식을 산 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오색 끈과 직접 쓴 기념일 문구를 걸었다.
프레미네는 마술 도구를 점검했다. 리니는 그의 손재주를 신뢰했고, 이번엔 장치의 설계도 모두 그에게 맡겼다.
그중 가장 바쁜 건 리니였는데, 다른 사람들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남들 몰래 성대한 마술쇼를 준비해야 했다.
모두의 노력 아래 연회가 순조롭게 열렸고, 홀에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를 배경으로 아이들은 춤을 추고, 만찬을 즐겼다. 누구의 생일도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그날을 다시 태어난 날로 여겼다.
마지막으로 기념일을 장식한 건 당연하게도 리니와 리넷, 그리고 프레미네의 창립일 대마술이었다. 저택의 중앙에는 마술상자가 놓여있었고, 모두들 숨을 죽인 채 기다렸다.
깜짝쇼를 위해 마술의 내용은 리넷과 프레미네에게마저 비밀로 했다. 그렇게 주변의 불이 꺼지고, 시선은 상자 앞에 있는 리니에게 쏠렸다. 지나치게 비밀스러웠던 탓일까 온갖 풍파를 겪어온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나왔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모두에게 주려고 해」
종이 폭죽이 터지고, 텅 비어있던 마술 상자가 열리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뒤이어 놀라움, 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그곳에 있는 건 선물 따위가 아닌, 저택의 책임자이자 소유자, 즉 모두의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존재는 너무나도 크고 엄숙했다. 평소에 자주 저택을 찾지 않는 그녀였으나, 그녀가 나타날 때마다 아이들은 얌전해졌다.
이런 경망스러운 방법으로 「아버지」를 등장시키다니, 리니는 혹시 미친 게 아닐까?
하지만 모두의 반응을 본 「아버지」는 그들을 꾸짖는 대신 리니가 완벽하게 비밀을 지킨 덕분에 마술이 제 역할을 했음에 그를 칭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아이들은 「아버지」와 디저트를 함께했다. 「아버지」는 모든 아이에게 케이크를 나눠줬고, 그녀 자신도 조금이나마 즐겼다.
「아버지」가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고 그 순간에 가족의 사랑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리니의 창립일 대마술의 가장 신비한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