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실전을 통해 단련한 덕분에 미카는 2년도 안 돼 유격대의 핵심 멤버가 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계획한 날짜가 다가와 원정대는 출발을 앞두고 있었다.
원정대를 배웅하는 연회에서 바르카 대단장은 미카 오른팔의 「신의 눈」을 보고는 놀란 기색을 비쳤다. 하지만 미카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좋군. 하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당시 미카는 대단장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원정이 시작되고 위험 지역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고서야 대단장의 평가가 어떤 마물과 비교해서 나온 건지 알 수 있었다.
이름을 정의하기 어려운, 떠도는 「그것」들은 낙오된 기사들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돌격대의 탐사 속도가 원정대의 전진 속도로 이어졌기에, 탐사가 잦은 날 미카의 수면 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전에 없던 압박이 미카를 짓눌렀다. 거기에 알 수 없는 위험과 더불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다른 세력까지 있었으니 오죽할까…
어느 피로한 밤, 휴식을 취하려던 미카는 다른 돌격대의 경고를 받게 됐다. 「기사단이 적습을 당했다」
미카가 급하게 현장에 도착했을 땐 바르카가 이미 유능한 부하들과 함께 적의 포위를 뚫은 상태였다.
밤의 장막이 내려앉은 어둠 속으로 거대한 병사들로 이루어진 벽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들은 마치 생기 없는 전쟁 기계처럼 아무런 말도 없이 우뚝 서 있었다.
적의 전선 중앙에 칠흑같이 검고, 날카로운 그림자가 보였다. 그 얼굴은 불빛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차가운 푸른 눈만은 사람의 혼을 사로잡을 듯한 어두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동료를 통해 미카는 상대방이 우인단 집행관 「카피타노」와 그의 부하들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페보니우스 기사단 돌격대가 우인단 초병을 맞닥뜨려 마찰이 생겼고, 양측이 잔뜩 긴장한 채로 계속해서 원군을 요청하는 바람에 결국 양측의 최고 사령관까지 나서게 된 것이었다.
공기 중에 화약 연기가 짙게 퍼졌고, 위기감이 미카의 머릿속에 번지며 그의 사지를 마비시키고 손발을 차갑게 식혔다.
미카는 끊임없이 생각했다.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저 집행관을 어쩌지?」 미카는 자신이 그의 공격을 단 한 차례도 막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뒤죽박죽된 생각과 짙은 피로감은 미카의 호흡을 재촉하며 집중력을 흩트렸다.
하지만 바르카는 여유로운 태도로 상대에게 인사를 건넨 뒤 무기를 든 채 「카피타노」를 향해 걸어갔다. 「카피타노」도 부하들에게 대기 명령을 내리곤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바르카와 「카피타노」가 짧은 교섭을 진행했다.
그리고 칠흑의 그림자는 손을 들었고, 우인단의 정예병들은 그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마치 유령처럼 조용히,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로…
현장에 있던 페보니우스 기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중 몇몇은 여전히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기사단원들에게 돌아온 바르카는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
「정말 우연찮은 만남이군! 상황이 특수하지만 않았어도 한 판 겨뤄봤을 텐데 말이야!」
「말이 안 통하는 자는 아니야. 낯선 땅에서 싸워봤자 우리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는 걸 잘 알았던 거지…」
그제서야 미카는 방금까지 본인이 전장의 도화선 위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화선에 불이 붙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카피타노」의 엄청난 위압감과 대단장이 위기를 처리할 때의 신중함… 그 장면들이 미카의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그는 한참을 반성했다.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곤 하지만, 정말 아직 한참 멀었어. 이런 상황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으니까」
「팀에 공헌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더욱 노력해야만 해. 모든 돌발 상황에 맞설 수 있게 더 믿음직스러워져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