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밭의 여우
수정 7회 · 편집자 1명최초 작성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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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추가: @ 제1권 보기
2추가: 「민들레야, 민들레야.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날아가렴」
3추가: 꼬마 여우는 이렇게 속삭였다.
4추가: 그리고 후~하고 민들레 씨앗을 불며 진지하게 말했다.
5추가: 「이렇게 되면 선생님의 소원도 바람을 따라 바람의 신의 곁으로 갈 수 있게 될 거예요」
6추가: 이때 바람이 일어 수많은 민들레를 날려 보냈다.
7추가: 내 꿈과 함께 좋은 곳으로 간 건가?
8추가:
9추가: 언제쯤의 일이었을까.
10추가: 옛날옛적 마을 뒤에 조그마한 숲이 있었다. 숲속은 울창한 나무 천지였다. 숲 가운데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11추가: 호수는 마치 몬드 대성당의 유리처럼 투명하게 반짝거렸다.
12추가: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온 햇빛이 수면을 비추면, 마치 부서진 보석이 호수 밑에 잠긴 듯하여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13추가: 그날의 날씨는 쌀쌀했다. 난 활을 메고 숲속으로 사냥을 떠났다. 눈부신 호수를 보니 갑자기 옛날에 좋아했던 여자애 생각이 났다.
14추가: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은 흐릿했지만, 눈동자만큼은 잘게 부서진 보석처럼 반짝일 것 같았다.
15추가: 눈부시게 빛나는 호수를 보면서 무언가에 홀린 듯했다. 호수를 따라 산책을 하다 보니 사냥하러 나온 것도 잊어버렸다.
16추가: 얼음이 어는 소리에 겨우 정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호수는 서리꽃 때문에 얼고 있었다.
17추가: 호수 곁에 있는 흰색 여우의 꼬리도 얼어서 정말 가여워 보였다.
18추가: 「물 마실 때 조심하지 않아서, 꼬리가 서리꽃 옆에 있는 물에 빠졌구나」
19추가: 서리꽃은 위험한 식물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동상을 입을 수도 있다. 서리꽃을 따려면 조심해야 한다.
20추가: 내가 다가가자 여우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몸부림칠 때마다 언 꼬리가 뜯겨 나가는 아픔에 조용히 울부짖었다.
21추가: 「이거 이래서는 안 되겠는데」
22추가: 난 속으로 생각했다.
23추가: 「너무 가여워. 가만히 두면 굶어 죽을게 뻔한데 오늘 수확인 셈치고 집에 데려가자」
24추가: 내가 심은 무와 같이 삶아 먹으면 꿀맛이겠지? 고기를 삶을 생각을 하니 온몸에 힘이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고 기분도 좋아졌다.
25추가: 그리하여 난 사냥용 활을 꺼내 조심스레 다가갔다.
26추가: 「여우야 착하지~ 움직이면 안 돼~」
27추가:
28추가:
29추가: @ 제2권 보기
30추가: 「여우야 착하지~ 움직이면 안 돼~」
31추가: 이건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말이다. 여우를 잡을 때 이 말을 하고 나면 활을 당기는 손이 떨리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32추가: 활을 쏘려고 하는 순간 난 고개를 든 여우와 눈을 마주쳤다. 여우의 눈동자는 마치 호수처럼 반짝거렸고 부서진 보석 같았다.
33추가: 내 마음은 막 폭풍우가 지나간 것처럼 어지럽기 그지없었다. 빗나간 화살에 여우 곁에 있는 얼음이 깨졌다. 여우는 꼬리를 꺼낸 뒤 날 한번 보더니 바로 숲속으로 사라졌다.
34추가: 정신을 차린 뒤 바로 뒤쫓아 갔지만 여우보다 빠른 사람은 없을 터...
35추가: 흰색 여우의 뒤 모습은 점점 작아져 흰색의 점이 되어 내 시야 속에서 사라졌다.
36추가: 「여우야──! 잠...잠깐만──」
37추가: 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힘껏 소리쳤다.
38추가: 내 소리를 들었는지 여우의 동작도 느려졌다.
39추가: 「날 기다리는 건가?」
40추가: 난 이렇게 생각했다.
41추가: 「정말로 도망을 친다면 여우가 사람보다 느릴 수 없잖아」
42추가: 여우는 신기한 동물이다. 바람이 시작되는 곳처럼 평탄하고 한눈에 끝이 보이는 곳에서 달리더라도 여우는 종종 어디론가 사라지곤 한다.
43추가: 마치 다른 세계에 간 것처럼...
44추가: 이렇게 생각하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
45추가: 「흰색 여우가 날 기다리고 있는 거야. 틀림없어」
46추가: 여우의 기다림을 믿고 흰색 점을 향해 얼마나 걸었을까? 걷는 도중에 갑자기 바람이 일었다.
47추가: 난 몸을 떨었다가 다시 앞을 내다봤다.
48추가: 「이상하다?」
49추가: 흰 점은 갑자기 2개가 되었다.
50추가: 그리고 또다시 3개, 4개가 되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많아지는지 마지막에는 셀 수 없이 많아졌다.
51추가: 이때 흰 점이 갑자기 내 눈으로 날아들었다. 따금하여 눈을 비비니 주위에 있는 흰 점이 모두 흩날리는 민들레인 걸 알게 되었다. 여우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52추가: 난 헛웃음을 치며 집으로 돌아왔다.
53추가: 고기 없이 삶은 무를 먹었는데, 입에 맞지 않았다. 공복감을 전혀 달래지 못한 난 허기에 시달리다 잠에 빠졌다.
54추가: 그러다 문밖의 자그마한 기척에 깨어나게 된다...
55추가:
56추가:
57추가: @ 제3권 보기
58추가: 여우를 잡지 못해 삶은 무로 끼니를 채운 난 주린 배를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후에 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여우의 일도 아마 잊었을 것이다.
59추가: 문밖에 기척이 나는 것 같아 갑자기 잠에서 깼다.
60추가: 「멧돼지가 우리집 무밭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건 아니겠지?」
61추가: 난 벌떡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고 보니 문밖에는 자그마한 흰 여우가 서있었다.
62추가: 어두운 밤 속에 서있는 여우는 마치 수면에 비친 한 줄기의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63추가: 「분명 낮에 봤던 그 여우야──」
64추가: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호수에 잠긴 보석 같은 눈동자가 떠올랐다. 그 눈은 마치 내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65추가: 하여 난 맨손으로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여우에게 다가갔다.
66추가: 이번엔 여우는 가만히 서서 내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67추가: 한 걸음, 두 걸음... 가까이 갈수록 여우의 몸집이 점점 커졌다.
68추가: 그렇게 여우 앞에 서니, 여우는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69추가: 키가 크고 목이 길쭉하며 피부가 하얀 여인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호수 같았고 마치 부서진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밤에서 수면에 비친 한 줄기의 햇살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70추가: 「정말 아름답군. 그래, 내가 옛날에 좋아했던 여자애와 너무나도 닮았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그 아이와 똑같아」
71추가: 난 이렇게 생각했다.
72추가: 「이건 여우의 요술이겠지?」
73추가: 하지만 이상하게도 「여우의 요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눈동자만 보면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
74추가: 요술이든 여우가 사람으로 변했든, 그 호수와 보석 같은 눈을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았다. 우린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서있었다.
75추가: 그러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공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난 알아 들었다. 이것도 여우의 요술이겠지?
76추가: 「당신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전 호수에서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77추가: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말했다.
78추가: 「보석같이 아름다운 호수에서 죽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79추가: 「하지만 여우는 은혜를 갚아야 된다는 도리를 알고 있어요 꼭 보답할게요」
80추가: 그녀는 몸을 숙여 인사했다. 그녀의 긴 머리칼은 어깨 밑으로 물결치듯 흘러내렸다.
81추가:
82추가:
83추가: @ 제4권 보기
84추가: 그날 밤 이후 또 며칠이 지났지만 여우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앟았다.
85추가: 그런데 최근 숲의 사냥감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86추가: 작은 참새, 긴 다리 학, 성질 급한 멧돼지 등등...
87추가: 계절 때문일까 아니면 여우의 보답일까. 어쨌든 최근엔 매일 밤마다 진짜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88추가: 하지만 여우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89추가: 배고프던 시절에 잠을 더 잘 잔 것은 왜일까? 분명 배는 부른데 그날 만났던 여우가 둔갑한 여자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90추가: 호수 같은 눈동자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91추가: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꾸벅 졸고 있는데 문밖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92추가: 작고 하얀 모습을 기대하며 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
93추가: 거기에는 호수 빛 눈동자도 부드러운 순백의 꼬리도 없었다. 오직 민들레가 밝은 달빛 아래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94추가: 갑자기 뭔가가 내 콧구멍 속으로 들어왔다.
95추가: 「에──에취!」
96추가: 그 순간 복슬복슬한 흰색 민들레가 떠오르며 눈보라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97추가: 민들레의 눈보라 사이로 그 보석 같은 눈이 마치 내 속마음을 꿰뚫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98추가: 나는 민들레의 소용돌이를 털어내고 작은 여우에게 다가갔다.
99추가: 여우가 귀를 떨고 커다란 꼬리로 풀을 스치더니 숲속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100추가: 나는 황급히 뒤쫓았다.
101추가: 숲의 검은 그림자 사이로 은은한 흰색이 간간이 어른거린다.
102추가: 마치 나뭇잎 사이로 비친 달빛 같거나 심술궂은 정령들이 우아하게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103추가: 여우를 믿고 그 뒤를 따라 빙글빙글 떠돌다 어두운 숲을 빠져나왔다.
104추가: 달빛 아래 끝이 보이지 않는 민들레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105추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106추가: 사뿐사뿐 부드러운 마치 소녀가 맨발로 솔잎과 낙엽을 밟는 소리 같았다.
107추가: 여우가 내 등 뒤로 다가왔다. 밤바람을 타고 그녀의 차갑고 습한 기운이 민들레 꽃의 살짝 쓴 향기와 함께 실려왔다.
108추가: 길고 가는 손가락을 가진 차가운 두 손이 내 어깨 위에 놓인다.
109추가: 그리고 그녀가 내 귓가에 얼굴을 기대자 긴 머리카락이 내 어깨에 걸쳐져 흘러내린다.
110추가: 등 뒤로 그녀의 심장박동과 호흡이 느껴지자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111추가: 「여기는 여우밖에 모르는 장소에요[39]. 바로 민들레의 고향이죠」
112추가: 「부디 여기 남아서 제 아이들에게 인간의 말을 가르쳐 주세요...」
113추가: 「그에 대한 답례로 여우의 요술을 가르쳐 줄게요」
114추가: 따뜻한 밤바람이 데려온 민들레가 귓가를 스치듯 귀를 간지럽힌다.
115추가: 이상해. 그녀에겐 요술에 대한 얘기를 한 적 없는데, 어떻게 아는 거지?
116추가: 그녀는 아무 대답도 없이 내 손을 잡고 민들레 바다 깊은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117추가: 남쪽에서 불어온 밤바람과 북쪽에서 불어온 밤바람이 살짝 쓴 향기와 아련한 기억을 품은 채 불어왔다.
118추가: 그녀는 달이 하늘 높이 떠오를 때까지 나를 데리고 하늘 가득 퍼져있는 하얀 융단 사이에서 여우처럼 장난쳤다.
119추가:
120추가:
121추가: @ 제5권 보기
122추가: 어디인지 모를 끝이 보이지 않는 민들레 밭에 서서, 바람이 일 때마다 하늘하늘 흩날리는 민들레를 보며 난 깨달았다.
123추가: 「사냥하면서 쫓다가 갑자기 사라진 여우들이 다 여기에 숨어있었구나」
124추가: 난 이렇게 생각했다.
125추가: 「참 아름다운 곳이야」
126추가: 꼬마 여우에게 말을 가르쳐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뭔가 텅 빈 것만 같았다. 마치 바람이 마음속에서 윙윙 부는 것처럼 말이다.
127추가: 그녀의 호수에 잠긴 보석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이야기할 때면, 이젠 말을 걸 기회가 없어진 아주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애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128추가: 그런 까닭에 꼬마 여우랑 같이 있을 때면 마치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이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함께 하는 시간은 즐거우면서도 서글펐다.
129추가: 여우는 내가 여기에 남아 그녀의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쳐주면 「여우의 요술을 가르쳐줄게요」
130추가: 라고 약속했다. 그 진지한 모습에 힘이 나곤했다.
131추가: 요술을 배우면 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 있을 텐데, 얼마나 높이 날 수 있을까? 물고기가 되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머스크 산호초에도 가고 싶어.
132추가: 「아, 사냥에도 도움이 되겠지?」 「고기 없이 삶은 무만 먹을 일은 없겠네」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33추가: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민들레 밭에서 얼마나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134추가: 꼬마 여우의 학습 속도는 무척 빨랐다! 말하는 법뿐만 아니라 셈하는 법, 무를 심는 방법 또 유리를 갈아 끼우고 식칼을 다듬는 방법까지 전부 가르쳐줬다.
135추가: 우린 쉴 때마다 수다를 떨었다.
136추가: 「왜 사람의 말을 배우려고 하니?」
137추가: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138추가: 「사람으로 변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요」
139추가: 난 계속 물었다.
140추가: 「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데?」
141추가: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142추가:
143추가:
144추가: @ 제6권 보기
145추가: 「왜 사람의 말을 배우려고 하니?」
146추가: 꼬마 여우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147추가: 그는 공용어로 즐겁게 말했다.
148추가: 「사람으로 변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요」
149추가: 「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데?」
150추가: 슬픈 질문을 들었다는 듯,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151추가: 「멀고 먼 숲속에서 한 남자아이를 본 적이 있어요」
152추가: 그는 늑대처럼 몸이 희끗하고 눈빛마저도 늑대 같은 남자애였죠.
153추가: 「요술을 막 배웠을 때라 전 몹시 흥분한 상태였어요. 두 발로 풀밭에서 산책을 하는 것마저도 재미가 쏠쏠했죠. 하지만 여우는 인간과 키 차이가 너무 났어요. 보는 것도 달랐고 맡는 냄새마저도 달랐죠
154추가: 「선생님은 이해하시겠죠?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길을 잃은 거예요」
155추가: 그는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울상이 되어 말했다.
156추가: 그 남자애는 숲속 깊은 곳으로 사라졌고 꼬마 여우는 마물까지 만났다고 했다.
157추가: 그가 이렇게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회색의 옷을 입은 늑대 같은 남자애가 나타나서 마물을 물리치고는 말없이 숲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158추가: 「사람으로 변해서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남자아이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159추가: 꼬마 여우는 기쁘게 말했다.
160추가: 그의 말에 난 참지 못하고 물었다.
161추가: 「난 네 친구가 아니니?」
162추가: 꼬마 여우는 진지하게 공용어로 답했다.
163추가: 「엄마가 아저씨는 선생님이라고 하셨어요. 선생님과 학생은 다르대요──하지만 이렇게 말하니 또 죄송하네요」
164추가: 그는 난감한 듯 머리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꼬리로 주위에 있는 민들레를 툭툭 치면서 고뇌하는 모습이었다.
165추가: 「생각났어요」
166추가: 그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167추가: 「제가 선생님한테 가르쳐 줄 수 있는게 있으면 저도 선생님이 되는 거잖아요.」
168추가: 「선생님도 저도 다 같은 선생님이면 서로 다른게 아니겠죠?」
169추가: 말이 아직 서툴긴 해도 그는 안간힘을 쓰며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170추가: 「선생님. 저만 알고 있는 마법을 가르쳐드릴게요」
171추가:
172추가:
173추가: @ 제7권 보기
174추가: 「선생님. 저만 알고 있는 마법을 가르쳐드릴게요」
175추가: 말이 아직 서툴긴 해도 그는 안간힘을 쓰며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176추가: 그는 작은 민들레를 꺾었다.
177추가: 「민들레야, 민들레야.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날아가렴」
178추가: 꼬마 여우는 이렇게 속삭였다.
179추가: 그리고 후~하고 민들레 씨앗을 불며 진지하게 말했다.
180추가: 「이렇게 되면 선생님의 소원도 바람을 따라 바람의 신의 곁으로 갈 수 있게 될 거예요」
181추가: 이때 바람이 일어 수많은 민들레를 날려 보냈다.
182추가: 「봐요. 바람의 신이 제 소원을 들으셨어요」
183추가: 그는 기쁘게 말했다.
184추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데?」
185추가: 「그야 당연히 선생님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빌었죠」
186추가: 꼬마 여우는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187추가: 「수고하셨어요. 여우의 성대 구조가 인간이랑 많이 달라서 말을 가르쳐주시느라 애 많이 쓰셨죠?」
188추가: 여우는 어느샌가 우리의 곁으로 왔다. 그녀의 눈은 호수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시선 속에서 꼬마 여우는 조용히 민들레 밭으로 몸을 숨겼다.
189추가: 「그 아이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190추가: 난 이렇게 생각했다.
191추가: 「그 아이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192추가: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193추가:
194추가:
195추가: @ 제8권 보기
196추가: 「그 아이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197추가: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198추가: 나는 그녀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199추가: 그 뒤로 그녀가 뭐라고 했지만 무슨 말인지 듣지 못했다. 장난기 가득한 밤바람이 민들레를 안은 채 그녀의 작은 목소리를 뒤덮었다.
200추가: 어쩌면 그게 본래 그녀의 말이자 바람과 민들레의 언어일지도?
201추가: 그녀는 나의 얼빠진 모습을 보고는 웃기 시작했다.
202추가: 그녀의 웃는 모습은 아주 아름다웠다. 휘어진 눈동자는 마치 호수에 비치며 흔들리는 두 개의 달처럼 반짝였다.
203추가: 「그럼 당신은 왜 여우의 요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건가요?」
204추가: 「난 여우의 변신술을 배우고 싶어. 그러면 새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라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205추가: 난 이렇게 답했다.
206추가: 「하하, 그럼 사냥할 때도 수풀 사이에 몸을 웅크리지 않고 매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겠지」
207추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208추가: 이렇게 생각할 때 수중의 민들레가 내 바람을 들은 것처럼 달을 향해 흩어졌다.
209추가: 「그래요...?」
210추가: 그녀가 고개를 살짝 숙이자 검은 폭포같이 긴 머리카락이 하얀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린다. 창백한 달빛이 머리카락을 비추고 또 하얀 피부에 닿자 밤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그림자를 비출 듯이 반짝였다.
211추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 얼굴이 빨개진 채 시선을 살짝 돌렸다.
212추가: 여우는 사람처럼 수치심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숨기는 것이 아닌 자유분방한 동물이다.
213추가: 처음 보는 것도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지만, 달빛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비출 때마다 나는 얼굴을 붉히고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214추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딘가 언짢은 눈치다.
215추가: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민들레 바다에 앉아 있었다. 긴 침묵에 그녀를 화나게 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216추가: 「여우는 은혜를 알아요. 당신의 소원을 이루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의 변신술을 알려줄게요」
217추가: 여우는 고개를 돌려 이렇게 말했다.
218추가: 호수 빛 눈동자가 달빛 아래 반짝이며 안심하게 만들었다.
219추가: 나에게 화난 게 아니라 다행이다.
220추가: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나는 안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221추가:
222추가:
223추가: @ 제9권 보기
224추가: 여우는 똑똑한 동물이다. 똑똑한 데다 교활하기까지 하다.
225추가: 새끼 여우는 아주 빨리 배웠다. 그리고 대답하기 곤란한 어려운 질문도 가끔씩 던졌다.
226추가: 사람의 언어는 순수한 동물의 언어와는 달리 복잡하고 정교하다
227추가: 가끔 언어는 고양이가 할퀸 실타래처럼 사방에 걸려 학생의 혀를 방해한다. 때때로 선생까지도 그 안에 끌어들어간다.
228추가: 하지만 똑똑한 여우는 인간의 말 중 바람을 뜻하는 많은 단어를 금방 배웠고 민들레가 흩날리는 모습과 달이 연못을 비츠는 모습을 간단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229추가: 새끼 여우가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도, 새로 배운 언어를 바람과 민들레, 그리고 대지에 덧붙일 때도 그녀는 늘 곁에서 미소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230추가: 새끼 여우의 빠른 성장에도 난 기뻐할 수 없었다.
231추가: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어진다면, 그녀는 나를 민들레 바다에 계속 머물게 할까?
232추가: 그때가 되면 나는 또 이 달빛 아래서 그 부드러운 눈동자와 마주 볼 수 있을까?
233추가: 그녀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나를 민들레 바다 깊숙이 끌고 와 장난치며 북풍과 남풍이 불어오며 나는 쓴 향기를 함께 맡을 수 있을까?
234추가: 이렇게 생각하며 우울한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235추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밤, 좋아하던 아이와 헤어질 때도 지금과 같은 달이 밤하늘에 떠 있었다.
236추가: 「지금까지 수고하셨어요」
237추가: 어느새 여우가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검은색 머리카락이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238추가: 반짝이는 달빛이 머리카락을 비추자 마치 물처럼 흘러내렸다.
239추가: 「인간의 말을 익힌다면 새로운 친구를 더 많이 사귈 수 있겠죠...」
240추가: 「정말 감사합니다. 그 아이가 인간의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전보다 더 밝아졌거든요」
241추가: 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눈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242추가: 「그런데 우리에게 인간의 말을 다 가르쳐주고 나면 어디로 갈 건가요?」
243추가: 순간 그녀의 반짝이는 호수 빛 눈동자에 사로잡혀 대답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244추가: 이것도 여우의 요술일까?
245추가: 여우는 나의 얼빠진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한숨 내쉬었다.
246추가: 그리고 몸을 돌려 달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더니 달빛이 비치는 민들레 바다 한가운데로 나를 이끌었다.
247추가: 그것을 본 새끼 여우는 꼬리를 흔들고 몸을 돌려 민들레 사이로 숨어들었다
248추가:
249추가:
250추가: @ 제10권 보기
251추가: 꼬마 여우는 계속 뒤를 돌아보며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멀리 가면 갈수로 그의 모습은 작아졌고 마지막엔 흰색의 작은 점이 되어 민들레 밭 사이에서 사라졌다.
252추가: 그가 사라지자 여우는 날 향해 걸어왔다.
253추가: 한 걸음, 두 걸음...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여우는 점점 커져갔다.
254추가: 내 앞에 서있게 됐을 땐 여우가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255추가: 키가 크고 목이 길쭉하며 피부가 하얀 여인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호수 같았고 마치 부서진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밤에서 수면에 비친 한 줄기의 햇살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256추가: 「정말 아름답군. 그래, 내가 옛날에 좋아했던 여자애와 너무나도 닮았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그 아이와 똑같아」
257추가: 난 이렇게 생각했다.
258추가: 요술이든 여우가 사람으로 변했든, 그 호수와 보석 같은 눈을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았다. 우린 아무 말도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민들레 밭에 그렇게 서있었다.
259추가: 그러다 내가 먼저 참지 못하고 침묵을 깼다.
260추가: 「이게 바로 내게 가르쳐주겠다고 한 여우의 요술이야?」
261추가: 「맞아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262추가: 그녀는 몸을 숙여 인사했다. 그녀의 긴 머리칼은 어깨 밑으로 물결치듯 흘러내렸다.
263추가: 어린 여우와의 이별 때문에 마음이 텅 빈 것 같았지만 변신술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또 흥분이 됐다.
264추가: 요술을 배우면 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 있을 텐데, 얼마나 높이 날 수 있을까? 물고기가 되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머스크 산호초에도 가고 싶어.
265추가: 「아, 사냥에도 도움이 되겠지?」 「고기 없이 삶은 무만 먹을 일은 없겠네」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66추가: 「지금부터 가만히 계시면 돼요」
267추가: 그녀는 내 주위를 한 바퀴 또 한 바퀴 돌았다. 한 바퀴씩 더 돌 때마다 그녀의 몸은 점점 커져갔다.
268추가: 그녀뿐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민들레까지 점점 커졌다. 발 밑에 겨우 오던 민들레는 점점 커져서 내 허리를 넘겼고 마지막엔 하늘 높이 솟은 나무 같았다.
269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서야 그녀가 거인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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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추가: @ 제11권 보기
273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서야 내가 민들레로 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274추가: 거부하고 싶어도 별수 없었다. 민들레는 혀도 없고 입도 없어서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거인 같은 그녀가 민들레로 된 나를 엄지와 식지로 조심스레 따는 걸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275추가: 「민들레야, 민들레야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가렴──」
276추가: 여우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277추가: 그리고 후~하고 불자 민들레의 씨앗까지 흩어져 버렸다. 나도 폭풍에 휘말려 멀리 날아가 버렸다.
278추가: 폭풍에 감기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호수에 잠겨 보석같이 반짝이는 눈동자는 나의 의식과 함께 그녀의 소원처럼 점점 멀어져만 갔다.
279추가: 「──바람의 신이여, 여우가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더 이상 사람의 활과 칼이 두렵지 않도록」
280추가: ··· ···
281추가: 깨어나자 마을 뒤에 있는 숲속이었다.
282추가: 숲속은 울창한 나무 천지였다. 숲 가운데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283추가: 호수는 마치 몬드 대성당의 유리처럼 투명하게 반짝거렸다.
284추가: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온 햇빛이 수면을 비추면, 마치 부서진 보석이 호수 밑에 잠긴 듯하여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285추가: 그날의 날씨는 쌀쌀했다. 난 활을 메고 숲속으로 사냥을 떠났다. 눈부신 호수를 보니 갑자기 옛날에 좋아했던 여자애 생각이 났다.
286추가: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은 흐릿했지만, 눈동자만큼은 잘게 부서진 보석처럼 반짝일 것 같았다.
287추가: 그래, 반짝이는 호수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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