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노가 「신의 눈」을 획득한 방법에 대해서는 아카데미아 내부에서도 많은 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사이노가 모조 「신의 눈」 제작법을 연구하던 학자를 쫓던 중, 그 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구매했던 「신의 눈」을 슬쩍한 것이라 말했다. 또 누군가는 사실 사이노는 적왕의 후예로, 어릴 적부터 적색 모래바다의 사원에서 지내며 어떤 헤르마누비스 제사장의 손에 자랐는데, 사이노가 뛰어난 무예와 굳은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키워준 그 제사장이 사막 너머의 아카데미아에서도 헤르마누비스의 의지를 이어가라고 하면서 그에게 「신의 눈」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이노가 「신의 눈」을 획득한 것은 아카데미아에서 금지한 기술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일개 사막 주민이 아카데미아의 고위직에 오를 수 있을 리가 없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떠도는 소문일 뿐, 그 누구도 사이노에게 직접 사실의 진위를 묻지 못했다. 그리고 사이노 본인 역시 이런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그가 「신의 눈」을 얻게 된 내력은 아주 간단했다.
그가 「대풍기관」으로 취임하기 하루 전, 그는 평소와 같이 풍기관의 업무를 처리한 뒤 도서관에서 율법 관련 책을 읽었다. 그날 그가 읽은 책은 현자들이 말했던 「6대 죄악」에 관한 것이었다. 현자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죄는 모두 「6대 죄악」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고, 아카데미아의 율법 또한 이 「6대 죄악」을 기반으로 제정되었다. 「6대 죄악」 중 「신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그것에 집착하는 것」에 관한 챕터를 읽던 사이노는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자 두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사이노는 책상 위에 「신의 눈」이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사이노는 갑자기 나타난 「신의 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일단 현재 율법 중 「신의 눈」을 소지하는 것을 금지한 조항은 없음을 확인한 뒤 「신의 눈」과 관련된 학술 사건 파일을 열람하여 이것이 누군가 일부러 설치한 함정이지 않을까라는 의혹을 해소했다. 그리고 그가 「대풍기관」직에 오른 뒤 마주하게 될 시련들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했다. 이 「신의 눈」이 자신을 도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그는 신이 내린 선물을 경건하게 받아들였다.
그가 모든 고민을 끝냈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창밖으로 아침햇살이 새어들고 있었다. 사이노는 「신의 눈」과 채 읽지 못한 책을 가지고 도서관을 나와 「대풍기관」 임명 장소로 향했다.
모든 일이 문제 없이 진행될 경우, 30분 뒤면 그는 아카데미아의 신임 「대풍기관」으로 임명될 것이었다.
그는 곧 신성한 판결권을 부여받게 될 것이었으며, 사이노가 손에 넣은 「신의 눈」은 그가 이 신성한 권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