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대체 무엇과 싸우는 것인가?
여행자는 소가 리월 고곡에 숨어 있는 어둠과 싸우며 리월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소는 누가 지켜줄 것인가?
한번은 밤새동안 이어진 전투 때문에 모든 기력을 다한 소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뻔한 적이 있다.
적화의 바다는 격렬한 전투로 반파되었고, 소는 땅에 꽂혀있던 창을 뽑아 귀로에 올랐다.
귀로라고 했지만, 딱히 그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은 없었기에 그저 전쟁터를 떠나는 것뿐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소의 몸에 있던 마신의 원한이 발작하기 시작했다.
끝없는 원한이 소의 마음을 공격했고, 그는 고통 속에서 적화의 억새밭 한가운데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 순간, 그를 괴롭히던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소가 스스로 사념을 억누른 게 아니라,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가 그를 구한 것이다.
청아한 피리 소리가 푸른 물결을 스치며 바람에 실려왔다.
새벽의 첫 아침 햇살과 멀리서 날아오르는 새 떼, 그리고 피리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
그 소리는 소를 수호하며 그의 들끓는 마음을 달래 잠깐의 평안을 선물했다.
누구의 연주였을까?
소는 궁금했지만, 굳이 파헤치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어렴풋이 답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과거 그를 도울 힘을 가졌던 자는, 속세를 다스리는 일곱 신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