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연비가 갖고 있는 법전 중 가장 특이한 법전이다.
점점 복잡하고 두꺼워지는 다른 법률 서적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얇고 가볍다.
책을 펼쳐 보면 서문을 제외하고는 가장 기본적인 법률 이론만 몇 가지 적혀 있다.
연비는 어쩌면 이게 법률의 최종 형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먼 훗날 법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모두가 우호적이고 겸손하고 또 즐겁게 살아가는 세상이 된다면, 사건이 없는 법정은 텅 비게 되고 산더미 같은 법전 역시 세월의 먼지가 쌓일 것이다.
매우 아득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신수의 피가 흐르는 연비에게 그날까지 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나도 실직 위기에 빠지겠네….」
그럼 미래의 자신은 뭘 할 수 있을까?
연비는 우연히 신염의 로큰롤 공연을 본 후 새로운 스타일의 예술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악기를 처음부터 배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 연비는 수많은 자료를 뒤져 자신에게 맞는 대안을 찾아냈다.
——만약 정말로 그날이 온다면, 래퍼가 되는 것도 괜찮겠어.
1시간 안에 수만 자에 달하는 리월 법률을 통째로 외울 수 있는 그녀는, 적어도 「속사포 랩」 실력만큼은 합격이다